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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배기 산적, 경상도 명절상의 자랑
추석이나 설날이 다가오면 경상도 지역의 재래시장에서는 네모나게 토막 낸 생선을 소금에 절여 판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낯선 지역에서는 어떤 생선인지 궁금할 수 있지만, 경북 지방에서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바로 상어고기를 소금에 절여 숙성한 돔배기입니다. 특히 대구, 영천, 경주, 안동을 비롯한 경북 지역에서는 명절 차례상과 제사상에 오랫동안 올라온 음식으로 유명합니다. 오늘은 이 전통 음식의 대표적인 조리법인 돔배기 산적을 중심으로, 어떤 음식인지부터 왜 제사상에 오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과 함께 영양과 주의사항까지 자세히 풀어보려 합니다.
돔배기는 특정 상어 한 종을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라, 상어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 낸 뒤 소금으로 간하여 숙성시킨 경상도 지역의 전통 식재료입니다. 경상도와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는 제사와 장례, 명절 음식으로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으며, 국립대구박물관 관련 자료에서도 돔배기를 토막 낸 상어고기를 지칭하는 경상도 방언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북 경산 지역의 고분에서는 많은 상어뼈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는 오래전부터 이 지역에서 상어를 식용으로 사용해 온 역사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왜 하필 상어고기를 제사상에 올렸을까
지금은 냉장과 냉동 시설이 잘 발달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바닷가에서 잡은 생선을 내륙까지 신선하게 운반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생선을 소금에 절여 보관성을 높이는 염장 방식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상어 역시 적당한 크기로 토막 낸 뒤 소금에 절여 내륙으로 운반했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 바로 돔배기입니다. 특히 영천은 동해안에서 경북 내륙으로 수산물이 이동하는 중간 지점 역할을 하면서 돔배기 유통이 활발해졌다고 전해집니다. 냉동 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영천에서 상어를 손질하고 염장한 뒤 주변 내륙 지역으로 판매했기 때문에, 지금도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명절이 다가오면 시장에서 돔배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돔배기를 제사상에 올리는 방법은 집안과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적당한 크기로 자른 돔배기를 꼬치에 꿰어 돔배기 산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팬이나 불에 구워 올리기도 하고, 집안에 따라 찜통에 쪄서 올리기도 합니다. 안동문화권에서는 돔배기를 포 뜬 뒤 꼬치에 꿰어 찜통에 쪄내는 방식이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제사 음식은 지역뿐 아니라 같은 지역에서도 집안마다 차이가 큰 편이니, 처음 준비한다면 집안에서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돔배기 산적 맛있게 굽는 법
명절 음식은 꼭 화려하거나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릴 때 명절이면 늘 보았던 음식, 부모님이 장을 보면서 챙기셨던 음식, 명절 아침이면 조용히 상 위에 올라와 있던 음식 하나하나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집만의 추억이 되기도 하니까요. 돔배기 산적은 그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입니다. 이번에는 시장에서 구입한 영천 돔배기로 돔배기 산적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조리 전 준비와 밑간
5일장에서 구입한 영천 돔배기는 얼린 상태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돔배기 산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해동부터 해야 합니다. 고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소금 반 큰 술과 식초 1큰술을 넣어 잘 녹인 뒤, 고기를 넣고 물에 담가 해동시켜 줍니다. 이렇게 소금과 식초물에 담가 두면 비린 맛도 잡아주고 살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다만 너무 오래 담가 두면 돔배기 특유의 맛이 빠질 수 있으니 해동될 정도로만 잠깐 담그는 것이 좋습니다.
해동이 끝나면 담가 두었던 물에 흔들어 씻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빼 줍니다. 이제 밑간을 할 차례입니다. 소금 반 작은 술과 미향 또는 맛술 1큰술, 물 1큰술을 넣고 잘 섞어 줍니다. 예전에는 소금 간만 살짝 해서 구웠지만, 비린 맛을 더 확실히 잡기 위해 맛술을 조금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밑간한 고기는 5분에서 10분 정도 재워두면 양념이 배어 더 맛있습니다.
꼬치에 꿰어 노릇하게 굽기
밑간한 고기가 있는 동안 끼워줄 나무 꼬치는 끓는 물에 한 번 데쳐 소독해 줍니다. 고기는 쟁반에 올려 비슷한 길이가 만들어지도록 배열한 다음 꼬지를 끼워 주면, 꼬치 길이가 들쑥날쑥하지 않고 모양이 예쁘게 완성됩니다. 고기 3토막이 한 꼬치에 끼워지면 총 3개의 꼬치가 만들어집니다. 만약 집에 긴 사각 팬이 없다면 고기를 따로 구운 다음 꼬치를 나중에 끼워 주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달궈진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흥건하지 않게 닦아 줍니다. 팬이 달궈지면 약불을 유지하며 꼬치를 올리고, 앞뒤로 뒤집어 가며 노릇하게 구워 줍니다. 돔배기는 기본적으로 소금 간이 되어 있으므로 추가로 소금이나 간장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맛술이 들어가 탈 수 있으니 약불에서 서서히 구워야 합니다. 예전에는 큰집에서 팬에 굽지 않고 찜통에 쪄서 만들기도 했는데, 찜으로 만들면 기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상어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기 좋습니다.
구운 돔배기 산적은 바로 먹어도 좋지만, 제사상에 올릴 때는 상 위에 보기 좋게 가지런히 놓아줍니다. 경상도 제사상에 꼭 올라가는 음식인 만큼 정성을 담아 준비하면 그 의미가 더 깊어집니다.
돔배기의 영양과 알아두어야 할 점
돔배기의 주재료인 상어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상어 생고기 100g 기준으로 단백질이 약 22g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탄수화물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비타민 B12와 셀레늄, 여러 종류의 지방산도 포함되어 있어 적당량을 섭취하면 영양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항목 | 돔배기 100g 기준 |
|---|---|
| 칼로리 | 약 205kcal |
| 탄수화물 | 0g |
| 단백질 | 약 22g |
| 지방 | 약 13g |
나트륨과 수은, 꼭 기억하세요
돔배기는 소금을 이용해 간하고 숙성시키기 때문에 생상어고기보다 짠맛이 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김치, 젓갈, 국물 음식처럼 나트륨이 많은 반찬과 함께 먹으면 한 끼의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짠맛이 강한 돔배기라면 조리하기 전 표면의 소금기를 가볍게 씻거나 잠시 물에 담가 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후 조리할 때 간장이나 소금을 추가로 많이 사용하지 않고 무, 양파, 대파 같은 재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물에 담근다고 나트륨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혈압 등으로 저염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섭취량 자체를 조절하는 편이 좋습니다.
또한 돔배기를 생각할 때 빠뜨리지 말아야 할 부분이 바로 수은입니다. 상어처럼 크고 수명이 길며 먹이사슬의 상위에 위치한 어류는 몸속에 메틸수은이 축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FDA와 EPA의 어류 섭취 지침에서도 상어는 수은 함량이 높은 어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임신, 수유 중인 사람과 어린이에게는 섭취를 피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경북 전통시장의 상어고기 105개 시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총수은 농도가 평균 2.29㎍/g으로 조사되었고, 시료에 따라 차이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수은은 상어고기를 물에 담그거나 굽고 찐다고 충분히 제거되는 성분이 아니므로, 수은 노출을 줄이려면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먹느냐를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돔배기 보관과 고르는 방법
돔배기는 염장 식품이라도 실온에서 장기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입한 제품에 표시된 냉장, 냉동 보관 기준을 반드시 따라야 하며, 냉동 제품은 사용할 양만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완전히 녹은 제품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절단면이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랩이나 밀폐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리한 돔배기 산적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해 냉장하고, 상온에 오랫동안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돔배기를 고르는 방법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살은 단단하면서도 지나치게 푸석하지 않고, 단면이 심하게 검거나 누렇게 변색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염장 돔배기는 소금이 지나치게 두껍게 뭉쳐 있거나 표면에서 많은 수분이 흘러나오는 제품보다 상태가 균일한 것이 좋습니다. 냉동제품이라면 큰 얼음 결정이 있거나 여러 조각이 심하게 재결빙된 것은 유통 중 온도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사나 산적용이라면 두께와 모양이 일정하고 살과 연골의 비율이 조리 목적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조리 후 모양을 유지하기 편리합니다.
돔배기 산적의 의미와 제안
돔배기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냉장시설이 부족했던 시절, 바다에서 먼 경북 내륙 지역 사람들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단백질 식품을 만들기 위해 고안해 낸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소금에 절여 숙성한 상어고기는 장거리 운반과 보관이 쉬웠고, 이 덕분에 경북 지역의 명절과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돔배기 산적은 특히 안동과 영천 지역에서 제사상에 올리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집안의 전통과 정성을 담아 준비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돔배기 산적의 조리법과 함께, 영양과 주의사항까지 잘 기억하셔서 명절상을 더욱 풍성하게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돔배기는 전통 음식이라고 해서 많이 먹기보다는 집안의 전통에 맞게 준비하고, 먹을 때는 짠맛과 섭취량을 조절한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특히 일반 성인이라도 명절이라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여러 제사 음식 가운데 한두 점 정도 맛보는 식으로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짠맛이 강하다면 조리 전에 간을 조금 빼고, 별도의 소금이나 간장 양념은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돔배기를 먹는 날에는 김치나 젓갈, 국물 음식처럼 짠 음식까지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돔배기 산적은 그 지역의 식문화와 가족의 역사를 이어주는 소중한 전통 음식입니다. 앞으로도 이 전통이 오래도록 이어져, 명절이면 정성껏 준비한 돔배기 산적이 가족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식탁을 더욱 빛내주기를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돔배기 산적은 어떤 생선으로 만드나요?
Q: 돔배기 산적은 특정 생선 한 종을 사용하나요? A: 돔배기는 특정 생선의 표준명이 아니라 토막 낸 상어고기, 특히 소금에 절여 숙성한 상어고기를 가리키는 경상도 지역의 전통적인 표현입니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상어 또는 참상어 등의 이름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돔배기가 너무 짤 때는 어떻게 하나요?
Q: 돔배기 산적을 만들 때 짠맛이 강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염장이 강한 돔배기는 조리 전에 찬물에 짧게 담가 짠맛을 확인하면서 염도를 조절한 뒤 물기를 제거해 사용하면 됩니다. 너무 오래 물에 담가 두면 돔배기 특유의 맛과 조직까지 빠질 수 있으므로 적당한 시점에 건지고, 이후 간장이나 소금은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돔배기는 자주 먹어도 괜찮은가요?
Q: 돔배기 산적을 자주 먹어도 되나요? A: 상어는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대형 어류가 많아 메틸수은이 상대적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돔배기를 매일 반복적으로 많이 먹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특히 임산부와 가임여성, 수유모 등은 상어류 섭취량을 더욱 주의해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