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 떫은감을 한 박스씩 받는 일이 많아집니다. 겉은 고운 주황빛이라 탐스럽지만, 한 입 베어 물면 혀끝이 오그라드는 떫은맛에 당황하게 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떫은감 우리기입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감을 익히는 일이 아니라 떫은맛의 원인인 수용성 탄닌을 불용성 탄닌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원리를 알면 특별한 도구 없이도 소주 한 잔과 사과 몇 알만으로 달콤한 홍시를 만들 수 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떫은맛 원인 | 수용성 탄닌이 침의 단백질과 엉기면서 생깁니다 |
| 우리기 원리 | 수용성 탄닌을 불용성 탄닌으로 바꾸어 떫은맛을 봉인합니다 |
| 빠른 방법 | 소주를 꼭지에 바르고 밀폐해서 3일에서 5일 둡니다 |
| 자연 방법 | 사과와 함께 밀폐하고 일주일 정도 둡니다 |
| 보관 방법 | 다 익은 홍시는 냉동 보관합니다 |

목차
왜 떫은감은 우리어야 할까요
떫은감 우리기가 필요한 이유는 수용성 탄닌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침 속 단백질과 만나 점막을 수축시키면서 혀가 마비된 것 같은 떫은맛을 냅니다. 수용성 탄닌을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탄닌으로 바꾸면 침에 녹지 않아 떫은맛이 사라집니다. 이 원리를 탈삽이라고 부르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홍시 만들기도 같은 과정입니다.
| 구분 | 떫은 상태 | 홍시 상태 |
|---|---|---|
| 탄닌 형태 | 수용성 탄닌 | 불용성 탄닌 |
| 식감 | 단단하고 떫은맛이 강함 | 말랑하고 단맛이 진함 |
| 먹는 방법 | 그대로 먹기 어려움 | 숟가락으로 떠먹거나 냉동 |
떫은감과 단감은 어떻게 다를까요
감은 크게 단감과 떫은감으로 나뉩니다. 단감은 나무에서 익어도 떫은맛이 적어 바로 먹을 수 있습니다. 반면 대봉감이나 둥시 같은 떫은감은 우리지 않으면 먹기 어렵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서도 대봉을 떫은감 계열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봉은 끝이 봉긋하게 솟은 모양이 특징이며, 잘 익히면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홍시가 됩니다.
떫은감 고르는 기준
- 표면 전체가 등황색으로 물든 감
- 꼭지가 마르지 않고 단단한 감
- 상처나 곰팡이가 없는 깨끗한 감
너무 일찍 딴 감은 떫은맛이 남기 쉽고, 너무 물러진 감은 다루다가 뭉개질 수 있습니다. 곶감을 만들 계획이라면 적숙기 상태로 단단할 때 따는 것이 좋습니다. 홍시를 만들 계획이라면 약간 더 익어도 괜찮지만, 상처가 있는 감은 곰팡이가 번지기 쉬우므로 먼저 골라내야 합니다.
집에서 떫은맛을 빼는 세 가지 방법
떫은맛을 빼는 원리는 결국 감 내부에서 아세트알데히드나 에틸렌이 만들어지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알코올이나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를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떫은맛이 빠집니다. 아래 세 가지 방법 중 집에 있는 재료로 가장 편한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소주로 빠르게 우리기
소주를 활용한 떫은감 우리기는 3일에서 5일이면 완성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알코올이 감 꼭지 틈새로 스며들면 감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생기고, 이 성분이 수용성 탄닌을 불용성 탄닌으로 바꿔줍니다.
- 종이컵에 소주를 반 컵 따라 키친타월에 적십니다.
- 감 꼭지 홈에 소주를 살짝 발라줍니다.
- 지퍼백에 감을 담고 공기를 뺀 뒤 밀봉합니다.
- 실내 온도 20도 안팎에서 3일에서 5일 둡니다.
이때 감 전체를 소주에 담그면 과육이 상할 수 있습니다. 소주는 꼭지 부분에만 묻혀야 곰팡이 없이 깔끔하게 숙성됩니다. 하루에 한 번씩 지퍼백 안 상태를 살펴보고, 갑자기 물러진 감은 바로 꺼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사과와 함께 천천히 익히기
알코올을 쓰기 부담스럽다면 사과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과는 수확 후에도 에틸렌 가스를 계속 내보내는 대표적인 과일입니다. 에틸렌은 감의 숙성을 촉진하므로 사과와 함께 밀폐해 두면 일주일 안팎으로 홍시가 됩니다.
- 종이 상자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 완충재를 만듭니다.
- 감 꼭지가 바닥으로 가도록 세워 담습니다.
- 감과 감 사이에 사과 2개에서 3개를 넣습니다.
- 신문지로 덮고 테이프로 가볍게 밀봉합니다.
- 서늘한 곳에 일주일 정도 둡니다.
사과를 잘라 넣으면 과즙이 감에 닿아 상하기 쉽습니다. 통째로 넣되 상처가 없는 것으로 고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열매가 서로 붙지 않도록 손가락 하나 두께의 간격을 두면 부패가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따뜻한 물에 담그는 전통 방식
예전에는 냉장고나 발생제가 없어서 따뜻한 물에 담가 떫은맛을 뺐습니다. 45도 안팎의 물에 15시간에서 24시간 담가두면 겉은 익고 속은 조금 단단한 연시 상태가 됩니다. 모양이 예쁘지는 않아도 단맛이 꽤 깊게 느껴집니다.
물 온도가 너무 높으면 과육이 설익은 것처럼 흐물거리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손가락을 넣었을 때 뜨겁지 않고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물을 갈아주지 않고 그대로 두면 온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보온이 되는 뚝배기나 보온통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떫은맛을 뺀 감 보관과 겨울 활용
떫은맛이 빠진 홍시는 실온에 오래 두면 껍질이 터지거나 발효취가 날 수 있습니다. 말랑말랑해지고 단맛이 올라온 감은 바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홍시 냉동 보관
홍시를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물기를 닦고, 랩으로 하나씩 감싼 뒤 밀폐 용기에 담아 영하 18도 냉동실에 얼립니다. 먹을 때는 꺼내어 10분 정도 두었다가 껍질을 벗기거나 반으로 갈라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됩니다. 언 상태 그대로 갈아서 아이스 홍시로 만들어도 좋습니다.
곶감과 감말랭이로 만들기
떫은맛을 빼지 않고도 감을 말리면 곶감이 됩니다. 건조 과정에서 수용성 탄닌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 불용성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감이 단단할 때 껍질을 얇게 깎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두면 되는데, 반건시는 16일에서 20일, 건시는 30일에서 35일 정도 걸립니다.
처음 도전한다면 반건시가 부담이 적습니다. 수분이 많아 쫀득한 식감을 즐길 수 있고 만들 시간도 짧습니다. 다만 수분이 많은 만큼 곰팡이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공간과 온도 관리
우리는 동안 가장 신경 쓸 부분은 온도와 습도입니다. 실내 온도가 10도 아래로 내려가면 숙성이 멈추다시피 하므로 따뜻한 방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습도가 높은 날은 신문지를 갈아주거나 선풍기 바람을 약하게 쐬어 곰팡이를 예방합니다. 감을 눕혀 두는 것보다 꼭지가 바닥으로 가게 세워두면 무게가 분산되어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가을 감의 맛을 오래도록 즐기는 방법
떫은감의 떫은맛은 수용성 탄닌이 만드는 현상입니다. 소주를 꼭지에 바르거나 사과와 함께 두면 3일에서 일주일 안에 달콤한 홍시로 변합니다. 다 익은 홍시는 냉동 보관하고, 단단한 감은 곶감으로 만들어 두면 가을부터 겨울까지 두루 먹을 수 있습니다. 올해 받은 감 한 박스를 애물단지로 두지 말고, 가족과 나눠 먹을 가을 선물로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아이스 홍시로 먹는 겨울 간식과 곶감으로 우려내는 차 한 잔까지 생각하면 올해 감은 어디에 쓸지 먼저 계획을 세워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떫은감을 우리지 않고 바로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입안이 텁텁해지고 혀가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수용성 탄닌이 침 속 단백질과 만나 점막을 수축시키기 때문입니다. 홍시가 되기 전에는 한 입만 먹어도 오래 갑니다.
Q: 소주 대신 다른 술을 써도 되나요
A: 도수가 너무 낮은 맥주나 와인은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도수가 너무 높은 술은 과육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20도 안팎의 소주나 청주를 꼭지에만 바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 우리는 동안 감 표면이 검게 변했는데 이상인가요
A: 당분이나 탄닌이 산화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털처럼 보이는 곰팡이가 피거나 시큼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껍질을 벗겨 먹어도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