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통영 봉숫골 골목에는 요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벚꽃 명소로만 이름이 났던 이 동네가 지금은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작은 서점, 공방이 모여든 문화마을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자리한 곳이 바로 빗자루 탄 마녀라는 이름의 작은 공간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동화 속 장면이 떠오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녀님이 직접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는 체험형 여행이 시작됩니다.
여행을 앞두고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먼저 표로 정리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장소 | 경남 통영시 봉수로 83 1층, 봉숫골 마을 초입 |
| 대표 체험 | 봉숫골 컬러 아트 투어 |
| 걷는 시간 | 두 시간 남짓 |
| 함께 도는 곳 | 갤러리 봉선화, 모노드라마, 약수탕, 브니엘공방, 전혁림 미술관, 봄날의 책방 |
| 마무리 | 따뜻한 차와 다식, 직접 찍은 사진 인화 |
| 신청 방법 | 통영예술여행 프로그램으로 사전 신청 |
표만 보면 짧아 보이지만 실제로 걸어 보면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골목이 좁고 경사가 있어서 천천히 걷는 편이 좋습니다.
목차
마녀님이 들려주는 봉숫골 이야기
이곳에 들어서면 먼저 검은 모자와 빗자루 소품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모자를 써 보고 사진을 찍게 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 공간의 힘은 소품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습니다. 마녀님으로 불리는 해설가가 마을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하면 참가자들은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봉숫골은 원래 벚꽃이 아름다운 조용한 주택가였습니다. 한국 추상화의 거장 전혁림 화백이 이곳에서 오래 작업했고 그 집터에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큰 지원 없이도 예술가들이 하나둘 이주해 독립서점과 갤러리, 공방을 열었고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습니다. 설명을 듣고 나면 왜 이 동네가 문화도시 통영의 얼굴이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색을 따라 걷는 봉숫골 컬러 아트 투어
이곳의 대표 체험은 색을 주제로 마을을 걷는 컬러 아트 투어입니다. 골목을 걸으며 마음에 남는 색을 사진으로 담고 마지막에 인화해 감상합니다. 진행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순서 | 장소 | 하는 일 |
|---|---|---|
| 1 | 모임 공간 | 해설을 듣고 차 고르기 |
| 2 | 봉숫골 골목 | 색을 주제로 사진 담기 |
| 3 | 갤러리 봉선화 | 도자 전시 감상 |
| 4 | 모노드라마 | 흑백사진관 방명록 남기기 |
| 5 | 전혁림 미술관 | 도슨트 해설과 작품 감상 |
| 6 | 봄날의 책방 | 독립서점 둘러보기 |
| 7 | 모임 공간 | 사진 인화와 차 마시기 |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세 가지 차 중 하나를 고릅니다. 설명 카드를 읽으며 고르는 재미가 쏠쏠한데 카드 뒷면에는 봉숫골의 계절 사진이 담겨 있어 아직 보지 못한 계절의 풍경까지 미리 느낄 수 있습니다. 빗자루 탄 마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대부분 처음 보는 사이지만 골목을 함께 걷는 동안 금세 가까워집니다. 저는 은은한 향이 나는 차를 골랐고 함께 나온 다식까지 정성스러워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골목을 걸으며 만난 작은 공간들

컬러 아트 투어에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같은 길을 걸어도 사람마다 눈에 들어오는 색과 장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도 팜플렛을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걷는 데 불편함이 없는 이유는 중요한 지점마다 마녀님이 직접 안내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골목 곳곳에는 이름만으로도 궁금증을 부르는 공간이 이어집니다. 갤러리 봉선화에서는 도자 전시를 감상할 수 있고 모노드라마라는 흑백사진관에서는 기억은 사라져도 기록은 남는다는 문구를 만나게 됩니다. 기록을 남기는 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오래 바라보게 되는 문장입니다. 오래된 굴뚝이 남아 있는 약수탕은 요즘 보기 드문 목욕탕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통영누비로 만든 지갑과 파우치를 구경할 수 있는 공방도 골목 안에 자리합니다.
전혁림 미술관에서 만난 푸른 색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전혁림 미술관이 나옵니다. 벽면을 채운 타일만 7천 장이 넘는다고 하니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보입니다. 1층에서는 해마다 선정되는 미술상 수상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2층에서는 전혁림 화백의 작품과 생전에 쓰던 물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들인 전영근 작가가 직접 도슨트로 나서는 날에는 작품을 보는 눈이 한층 깊어집니다.
문학 산책으로 이어지는 두 번째 코스
봉숫골 산책이 미술과 공간에 집중하는 코스라면 통영 시내에서 진행되는 문학 산책은 사람과 문장에 집중합니다. 통영다방 옆 동진여인숙 2층에 모여 박경리, 백석, 김춘수, 유치환, 김상옥 다섯 작가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문학 큐레이터의 설명이 재미있어서 이름만 들어 보았던 작가들의 삶이 금세 가까워집니다.
해설을 들은 뒤에는 강구안 해변으로 걸어 나갑니다. 나눠 받은 책갈피에 마음에 드는 문장을 적어 들고 다니는데 저는 김춘수 작가의 통영 소년 김춘수 한 구절을 적었습니다. 중앙동우체국 앞에는 유치환 시인의 시비가 서 있고 초정 김상옥 거리에는 시인의 생가를 고쳐 만든 기념관이 있습니다. 기념관 2층 작업실에는 생전에 쓰던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 헤드셋을 쓰면 시 낭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다녀오며 알게 된 준비 사항
실제로 걸어 보니 미리 알아 두면 편한 내용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신발 | 바닥이 편한 운동화 |
| 촬영 | 정방향 비율로 미리 정리 |
| 복장 | 얇은 겉옷과 모자 |
| 시간 | 오전 방문이 한적함 |
| 예약 | 주말은 미리 신청 |
| 날씨 | 비 오는 날엔 실내 위주로 조정 |
사진을 인화해 주는 과정이 있으니 스마트폰 사진을 정방향 비율로 미리 정리해 두면 결과물이 훨씬 보기 좋습니다. 골목에 그늘이 적어서 한여름에는 모자와 물병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할로윈 시즌에 다시 세우는 계획
지난 방문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이번 10월 31일 토요일에는 가족과 다시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마녀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시기라 그때는 검은 망토와 모자, 작은 빗자루 소품을 챙겨 갈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이름을 듣자마자 눈을 반짝였던 것도 다시 가려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지난번에는 오전에 도착해 사람이 적은 골목을 천천히 걸었는데 이번에는 해 질 무렵의 풍경도 담아 보고 싶습니다. 같은 길이라도 빛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고 하니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시간대를 바꿔 두 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마무리하며
정리하면 이곳에서의 하루는 세 가지 즐거움으로 나뉩니다. 마녀님의 해설을 들으며 마을의 역사를 이해하는 일, 색을 주제로 골목을 사진에 담는 일, 그리고 미술관과 갤러리, 사진관, 공방을 돌며 예술가들의 손길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일입니다.
빗자루 탄 마녀에서 시작한 산책은 통영이라는 도시를 다시 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봉숫골에 더 많은 작업실과 작은 가게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하니 지금 걸어 둔 길이 몇 년 뒤에는 또 다른 풍경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자기만의 색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Q. 예약은 어떻게 하나요?
A. 통영예술여행 프로그램으로 사전에 신청하면 됩니다. 주말은 자리가 빨리 차니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Q. 혼자 참여해도 괜찮을까요?
A. 네, 혼자 가도 해설을 들으며 다른 참가자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오히려 좋습니다.
Q. 아이와 함께 가도 될까요?
A.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골목에 계단이 많아 유모차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