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 유독 마음이 바빠집니다. 해가 짧아지고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평소에는 지나쳤던 감정이 불쑥 올라오기 때문이지요. 그럴 때 긴 소설보다는 몇 줄이면 충분한 가을 짧은 시 한 편이 큰 위로가 됩니다. 시는 짧아도 담긴 마음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이 가을에’는 한 줄의 사랑 고백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이해인 시인의 ‘단풍나무 아래서’는 그리움을 기도로 바꾸어 줍니다. 아래 표에 오늘 소개해 드릴 다섯 편을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 시인 | 작품 | 한 줄 느낌 |
|---|---|---|
| 나태주 | 이 가을에 | 짧은 말 속에 사랑과 그리움이 가득 |
| 이해인 | 단풍나무 아래서 | 그리움이 기도가 되는 순간 |
| 도종환 | 가을 사랑 | 잔잔하고 넉넉한 사랑의 온도 |
| 김현승 | 가을의 기도 | 기도하고 사랑하고 홀로 있기 |
| 정호승 | 가을 | 돌아보지 말라는 따뜻한 다짐 |
이 다섯 편은 모두 각자 다른 색깔의 가을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시는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 어떤 시는 홀로 있는 시간을 다독입니다. 여러분의 오늘 마음과 가장 가까운 시를 고르는 일 자체가 가을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목차
가을에는 왜 유독 시가 읽힐까
가을은 사계절 중에서도 유난히 시가 잘 읽히는 계절입니다. 해가 일찍 지고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달라지면서, 평소에는 지나치던 감정이 불쑥 올라옵니다. 저는 올해 초부터 출근길에 시 한 편씩 읽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을 때우려고 시작했는데, 어느새 계절마다 찾아 읽는 시가 생겼습니다. 특히 가을이 되면 마음이 가라앉는 날이 많아져서 가을 짧은 시를 찾아 읽곤 합니다. 지난 가을에도 퇴근길에 문득 하늘이 너무 맑아서 괜히 마음이 무거웠던 적이 있습니다. 그날 밤 잠들기 전에 시 한 편을 읽고 나니, 내 마음을 누군가 대신 말해 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가을이 더 빨리 오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그저 낙엽을 밟는 것이 즐거웠는데, 요즘은 낙엽 하나를 보아도 지나온 시간이 떠오릅니다. 시가 그런 마음을 다독여 주는 것 같습니다. 짧은 시는 긴 이야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바쁜 하루의 틈에도 부담 없이 다가옵니다. 한 편을 읽고 나면 하루 종일 한 구절이 머릿속에 남아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단풍이 깊어질수록 시가 더 잘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뭇잎이 붉게 물들 듯 우리의 마음도 저절로 무르익기 때문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단풍나무를 바라보며 그 아래 서 있는 사람의 마음을 떠올려 보면, 짧은 시 한 줄이 주는 울림이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오늘 같은 저녁에는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시 한 편을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마음을 울린 가을 시 다섯 편
그리움이 커지는 날 읽는 시
나태주 시인의 ‘이 가을에’는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는 짧은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읽을 때마다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면서도 아려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에 잘 어울립니다. 이해인 시인의 ‘단풍나무 아래서’는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단풍나무 아래로 오라고 말합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그리움이 기도가 되는 경험을 시로 옮겨 놓았습니다. ‘별을 닮은 단풍잎들’이라는 표현은 가을밤 하늘과 붉은 단풍이 겹쳐 보이게 합니다. 이 시를 읽으면 멀리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어집니다. 가을은 이별과 그리움의 계절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좋은 시는 그 슬픔을 아름다운 말로 바꾸어 줍니다.
사랑을 잔잔하게 바라보는 시
도종환 시인의 ‘가을 사랑’은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라고 노래합니다. 저녁 숲이었던 마음이 이제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다는 고백이 무척 그윽합니다. 찬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깊고 고요한 사랑을 그리고 있어서, 오래된 연인에게 건네는 편지에 적어 넣어도 좋습니다. 가을 햇살처럼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사랑의 온도가 잔잔하게 느껴집니다. 이 시는 마음이 지쳤을 때 읽으면 특히 좋습니다. 천천히 읽다 보면 어느새 호흡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깊고 고요한 마음을 위한 시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는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는 구절로 유명합니다. 화려한 단풍보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입니다. 정호승 시인의 ‘가을’은 ‘돌아보지 마라’는 강렬한 첫 구절로 시작합니다.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는 표현은 눈물을 자아냅니다. 잠시 가을에 기대어 울 수는 있어도 그 슬픔에 영원히 머물지는 말라는 다짐처럼 다가옵니다. 두 시 모두 소리 내어 읽기에도 좋습니다. 목소리에 가을의 공기가 실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가을 짧은 시를 더 오래 간직하는 방법
시는 눈으로만 읽을 때보다 몇 가지 습관을 더하면 훨씬 풍부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첫째는 소리 내어 읽기입니다. 조용한 방에서 천천히 읽다 보면 눈으로 읽을 때 놓쳤던 호흡과 리듬이 들립니다. 둘째는 손으로 옮겨 쓰는 필사입니다. 한 글자씩 쓰다 보면 시인이 왜 이 단어를 골랐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셋째는 시집을 한 권 통째로 읽는 것입니다. 한 편만 읽을 때보다 시인의 목소리와 흐름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넷째는 오늘의 기분에 맞는 시를 고르는 것입니다. 같은 가을이라도 읽는 날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작은 습관 몇 가지만 더해도 시는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라 삶의 위로가 됩니다.
| 상황 | 추천 시 |
|---|---|
| 한 해를 돌아보고 싶은 날 | 가을의 기도 |
| 그리운 사람이 떠오르는 날 | 이 가을에 |
| 혼자 있는 시간이 긴 날 | 가을 사랑 |
| 소리 내어 읽고 싶은 날 | 단풍나무 아래서 |
| 이유 없이 쓸쓸한 날 | 가을 |
마음이 물드는 가을의 끝에서
가을은 나뭇잎이 물드는 계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물드는 계절입니다. 각자의 기억과 사랑, 슬픔, 그리움이 서로 다른 얼굴로 물들어 갑니다. 오늘 소개한 다섯 편은 모두 짧지만 오래 남는 시들입니다. 어떤 시가 여러분의 마음에 가장 깊이 스며들지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올가을에도 출근길과 잠들기 전에 시 한 편씩 읽으며 마음을 채우려고 합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필사해 두면, 계절이 지난 뒤에도 그때의 온기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때의 마음을 담은 시를 기록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시를 읽는 시간은 곧 나를 돌보는 시간입니다. 하루 5분, 커피 한 잔의 여유에 시 한 편을 더해 보세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을에 읽기 좋은 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나요?
A. 시집이나 도서관, 정식 전자책에서 읽을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작품을 검색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목이 마음에 드는 시부터 시작하면 부담이 없습니다.
Q. 시를 필사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A. 한 글자씩 손으로 쓰다 보면 시인이 고른 단어의 의미가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기억에도 오래 남아 마음이 울컥할 때 꺼내 볼 수 있습니다.
Q. 처음 읽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시가 있나요?
A. 나태주 시인의 ‘이 가을에’처럼 짧고 쉬운 시가 좋습니다. 몇 줄에 그리움과 사랑이 모두 담겨 있어 가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